뉴스레터 ‘시네마 클래식’은 영화와 음악계의 이모저모를 들려드리는 ‘이야기 사랑방’입니다. 영화·미디어·음악 담당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취재 뒷이야기와 걸작 리스트 등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4월의 영화 4편입니다. ‘벨파스트’와 ‘킹 리차드’는 아카데미 수상 유력 후보 편에서 다룬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빠졌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벨파스트’는 일단 지금까지는 올해 최고의 영화였던 것 같네요. 관련 기사가 있을 경우 링크도 걸어 놓았습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삶을 그린 영화 '스펜서'.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스펜서’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삶에 바탕한 작품. 하지만 ‘재키’와 ‘네루다’의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일반적인 전기 영화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난다. 이미 알려진 사실의 재구성이 아니라 미처 알 수 없었던 이면의 재구성에 관심을 쏟는다는 점에서는 ‘재키’와도 공통점이 있다. 아슬아슬한 영화적 실험이 가능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면, 다이애나 역을 맡았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와 ‘라디오헤드’ 출신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이 아니었을까.

[다이애나에게 영국 왕실은 공포였을까]

/찬란

영화 ‘패러렐 마더스’

내 품에 안긴 딸이 만약 친딸이 아니라면.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패러렐 마더스’는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닮은 설정에서 출발한다. 사진작가 야니스(페넬로페 크루즈)와 10대 산모 아나는 같은 병원에서 딸을 출산한다. 하지만 퇴원한 뒤 두 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페인 내전의 상처를 환기시키며 현대사와 가족사를 맞물리는 후반이 인상적이다.

레벤느망, 영화

영화 ‘레벤느망’

지난해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레벤느망’을 보기 전에는 다소간의 심호흡이 필요하다. 1940년생 프랑스 여성 작가 아니 에르노의 ‘사건’이 원작. 작가가 겪었던 임신 중절의 경험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결코 에두르는 법 없이 주제를 향해서 직진한다. 전도유망한 문학도 ‘안’(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은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고민에 빠진다. 극사실주의적인 접근을 통해서 ‘영화적 묘사의 극한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양이들의 아파트. /엣나인필름

다큐멘터리 ‘고양이들의 아파트’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이 이번엔 고양이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지금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는 한때 ‘고양이들의 천국’으로 불렸다. 사람들이 다가가거나 쓰다듬어도 놀라거나 도망가기는커녕, 반가운 듯 종아리에 머리를 비비고 배를 뒤집기도 한다. 주민들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덕분이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고양이 250여 마리의 보금자리도 걱정거리가 된다. 인간과 동물을 아우르는 섬세하고 따스한 시선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