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디코드+’는 조선일보 뉴스레터 ‘최원석의 디코드’의 ‘네이버 프리미엄’용 별도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나옵니다.

전기차가 어디에서 얼마나 빨리 보급될지를 예측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이 어디에 어느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크고 무겁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에 큰 비용이 발생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 배터리가 장착될 전기차가 만들어지는 해당 지역에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재 배터리 공장이 가장 활발하게 지어지고 있는 곳은 말할 것도 없이 유럽입니다. 다수의 대규모 배터리공장이 가동 중이거나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습니다.

/자료=각 사 발표

그 이유는 전기차 시장에서 유럽이 가장 빨리 치고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유럽에선 136만 8167대의 전기차(플러그인 포함)가 팔렸는데요. 세계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44·3%로, 최대 시장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선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01만908대가 팔려,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영(EY)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미국·중국·유럽의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EV)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3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누르고 가장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는 시점을 유럽 2028년, 중국 2033년, 미국 2036년으로 예측했습니다. 전기차의 ‘판매량’에선 유럽이 2031년까지는 가장 앞서다가, 2032년부터 중국이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시 말해 2031년까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유럽이 이끈다는 의미, 즉 전기차로 성공하려는 회사는 유럽시장을 놓쳐선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유럽에서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의 성격은 4가지로 나뉩니다. 한국 배터리기업, 중국 배터리기업의 유럽 현지생산, 세번째는 유럽 배터리 기업의 생산, 마지막은 유럽 자동차기업의 자체 생산이죠.

한국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SK이노베이션과 삼성 SDI가 헝가리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등, 중·동유럽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1위인 CATL이 독일 에어푸르트에 공장을 건설중으로 2022년 가동 예정입니다. 또 SVOLT는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독일 잘란트 2023년 가동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유럽 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것인데요. 스웨덴에 본사를 둔 노스볼트가 대표적입니다.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생산능력 60기가와트시(GWh) 리튬이온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2030년까지 유럽 내 연간 생산 능력을 150GWh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노스볼트에 따르면 이미 폴크스바겐과 BMW 등으로부터 270억달러 이상의 수주 계약을 따냈습니다.

네번째는 자동차 메이커 스스로 생산하는 것입니다. 올해 3월 폴크스바겐 그룹은 유럽에서 6개의 배터리 공장을 2030년까지 가동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독일 잘츠기터에 건설되는데요. 2025년 양산 시작을 예정하고 있는데 연간 40 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7월, 파트너 기업과 협력해 배터리 셀 공장을 전세계 8곳에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벤츠는 향후 200 GWh 이상의 배터리가 필요하게 된다고 합니다. BMW도 작년 뮌헨 근교에 배터리 시험생산 공장의 건설을 발표했고, 포르쉐도 올해 6월 합작회사를 통해 연산 100MWh 급 소규모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등 배터리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테슬라는 베를린 근교에 연산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인데요. 최대 100 GWh 의 배터리 셀 생산도 함께 이뤄집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시장 규모는 2020년대 중반까지 최대 25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통계를 보면 특히 독일 자동차 생산이 전기차 쪽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습니다. 올해 5월 독일에서 생산된 승용차 중 전기차(플러그인 포함)가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습니다. 독일 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2021년 5월 독일에서 생산된 승용차 중 전기차 비중은 20.7%였습니다.올해 1~5월 누적은 18.7%였는데요. 전년 1~5월의 6.5%, 2019년 1~5월의 3.2%에 비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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