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사태에 대응한다며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 심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7일 기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3조원에 가까운 증액 요구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국회 상임위 심사에서 증액된 추경 규모는 정부 예산안의 10%가 넘는 약 2조 6780억원이다. 상임위별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9739억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6099억원), 보건복지위(3445억원), 문화체육관광위(2872억원), 국토교통위(1985억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1733억원), 교육위(907억원) 등이다. 현재 심사 중인 다른 상임위를 합치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상임위가 예산안 증액을 의결하더라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 정부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의원들 요구대로 예산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도한 증액 요구나, 지역 민원 예산도 적지 않아 지방선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농해수위는 정부 추경안에서 약 9739억원을 증액하자고 여야가 합의했다. 애초 정부안(3597억원)의 2.7배다. 정부는 추경안에 농업용 면세유 지원(3개월) 예산으로 78억원을 배정했는데, 여야 의원들은 연말까지 지원 기간을 확대하자며 1305억원을 증액했다. 농사용 전기요금 지원(671억원),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400억), 무기질 비료 지원(160억원) 등도 포함됐다.
문체위에서는 영화패스도입 지원(60억원), 프로스포츠 관람권 지원 사업(200억원) 등을 새로 반영해 총 2872억원을 증액했다. 복지위에선 경로당 부식비 지원 등에 596억원을, 국토위는 대중교통 환급 지원 정책(K패스) 지원(666억원), 청년 월세 지원(650억원) 등을 추가 반영했다. 새 사업이거나, 이미 정부 추경안에 있는 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다.
지역 민원 사업 예산을 추가하는 데는 여야가 없었다. 국토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7억원을, 국민의힘 측은 대구권 광역철도 예비차량 추가 구매 지원에 140억원을 증액했다. 농해수위에선 전남 강진·고흥 농촌용수 개발(8억원), 전남 강진 빈집 리모델링 사업(8억원) 등이 신규로 추가됐다. 복지위에선 오송 국제 K-뷰티아카데미 교육설비구축으로 30억원을 반영했다.
기후환노위에선 에너지를 명목으로 한 증액이 대폭 이뤄졌다. 전기차 보급 사업에 2300억원, 1가구 1베란다 태양광 설치 지원 475억원, 햇빛소득마을 지원 23억원 등이다.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수정된 안을 의결했다. 특히 전날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회의가 무산되자 민주당 의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참석했다.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서울시 산하인 TBS 운영 지원금 49억5000만원을 증액했다. TBS는 김어준 씨 등의 정치 편향 방송 논란 때문에 서울시 출연 기관에서 제외됐고 지원이 끊겼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하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번 추경 성격에 TBS 예산은 맞지 않다고 당에서 뜻을 모았다”며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정부 추경안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 수하물 운반 서비스 활성화 사업(5억원) 등은 지난 6일 문체위 심사에서 삭감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7일 여야정 회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예산을 지목해 “시급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설마 중국인만 (지원) 하겠나.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삭감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