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 통합을 전담하는 ‘J10′이란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기존에는 주한미군 기획참모부(J5) 아래에 핵·재래식 통합(CNI) 담당 조직이 있었으나, 지난해 6월 CNI만 전담하는 조직을 독립 부서로 격상시켰다는 것이다.
J10은 미국의 핵무기를 관할하는 전략사령부와 한국 전략사령부 사이에서 전략자산 운용을 조율하고, 우리 군에 핵 전략을 교육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한미군은 조직 신설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다. J10을 이끄는 책임자는 대령급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2024년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에서 유사시 한국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통합 운용하자는 합의가 있었다”며 “주한미군 조직에 일정 부분 조정이 있었지만 그 전부터 줄곧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 한미연합사와 한국군 합참과 전략사령부 등이 주축이 돼 관련 논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CNI를 담당하는 별도의 조직이 주한미군에 신설된 것은 미국이 핵을 포함한 모든 전력을 동원해 한국을 지원하는 ‘확장억제’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이란 평가도 나온다. 합참 전략기획본부 핵·WMD 대응기획과장을 지냈던 류인석 영남대 교수(육사 47기)도 “별도의 조직이 주한미군 내에 생기면서 확장억제와 관련한 계획 및 실행 부서가 생긴 것은 진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류 교수는 “J10 신설이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조치가 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미국의 핵작전 계획은 어떤 (국가의) 구속도 받지 않고 미국이 언제든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인데 한국이 ‘공동작계’에 어느 정도 우리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주한미군 J5의 역할이 많아지다 보니 확장억제와 CNI 담당하는 별도 과를 만든 것이고, 확장억제 측면에서 독립 조직이 생겼으니 발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한미연합사에도 같은 기능을 하는 조직을 두고 한국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면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작년 12월 미국에서 이재명 정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 간 확장억제 협의체인 NCG 제5차 회의를 열었다. 양국 정권 교체 이후에도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한국의 핵작전 지원을 구체화하기 위한 협의체를 계속 가동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