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제명 후 첫 공개 행보 지역으로 대구를 선택하면서 대구 재·보선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팔을 흔들고 있다./뉴스1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나서서 정면으로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겠다. 제가 여기서 뭐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장서서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고 보수를 재건하는 데 여러분의 도구가 되겠다”며 “윤석열 노선을 극복하고 미래로 가야만 보수가 재건되고, 제대로 견제하고, 결국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서문시장은 보수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보수 재건을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출마 지역에 대해선 “아직 재·보선 지역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공학적으로 어디에 나가겠다고 얘기하는 건 의미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 전 대표가 낮 12시 40분쯤 서문시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한동훈”을 연호했고 한 전 대표는 오른팔을 들어 인사했다. 국민의힘 배현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김예지·안상훈·진종오 의원 등이 한 전 대표를 맞이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과 취재진, 유튜버 등 수천여 명이 몰렸다.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선 ‘한동훈 대구 방문 규탄 집회’ 참가자 100여 명이 “배신자 꺼져라”를 외쳤다.

한 전 대표는 시장을 돌며 호두과자, 고추, 쥐치포, 김, 젓갈, 어묵 등을 구입하고 국수와 납작만두로 점심 식사를 했다. 2시간 가까이 지지자나 시민,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장동혁 대표도 2주 전인 지난 11일 설을 앞두고 서문시장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수건 가게를 하는 조구현(79)씨는 장 대표와 악수하면서 “국민의힘 참 꼬라지 좋다. 꼬라지 좋아”라고 했었다. 조씨는 이날 가게를 찾은 한 전 대표에게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해줘야 하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가장 나쁘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힘을 모아서 보수를 재건해야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고 하자 조씨는 “고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는 이날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우재준 의원 등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인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우 의원 등이 (한 전 대표와) 동석을 하면서 대구의 민심을 흔들어 놓은 행동은 분명히 해당(害黨) 행위”라며 “이미 제소문은 다 작성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