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제명 후 첫 공개 행보 지역으로 대구를 선택하면서 대구 재·보선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나서서 정면으로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겠다. 제가 여기서 뭐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장서서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고 보수를 재건하는 데 여러분의 도구가 되겠다”며 “윤석열 노선을 극복하고 미래로 가야만 보수가 재건되고, 제대로 견제하고, 결국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서문시장은 보수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보수 재건을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출마 지역에 대해선 “아직 재·보선 지역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공학적으로 어디에 나가겠다고 얘기하는 건 의미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 전 대표가 낮 12시 40분쯤 서문시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한동훈”을 연호했고 한 전 대표는 오른팔을 들어 인사했다. 국민의힘 배현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김예지·안상훈·진종오 의원 등이 한 전 대표를 맞이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과 취재진, 유튜버 등 수천여 명이 몰렸다.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선 ‘한동훈 대구 방문 규탄 집회’ 참가자 100여 명이 “배신자 꺼져라”를 외쳤다.
한 전 대표는 시장을 돌며 호두과자, 고추, 쥐치포, 김, 젓갈, 어묵 등을 구입하고 국수와 납작만두로 점심 식사를 했다. 2시간 가까이 지지자나 시민,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앞서 장동혁 대표도 2주 전인 지난 11일 설을 앞두고 서문시장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수건 가게를 하는 조구현(79)씨는 장 대표와 악수하면서 “국민의힘 참 꼬라지 좋다. 꼬라지 좋아”라고 했었다. 조씨는 이날 가게를 찾은 한 전 대표에게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해줘야 하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가장 나쁘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힘을 모아서 보수를 재건해야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고 하자 조씨는 “고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는 이날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우재준 의원 등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인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우 의원 등이 (한 전 대표와) 동석을 하면서 대구의 민심을 흔들어 놓은 행동은 분명히 해당(害黨) 행위”라며 “이미 제소문은 다 작성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