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0일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162석)을 갖고도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웬만하면 국회에 이런 얘기 안 드리려고 했는데, 오늘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바로 경쟁에서 뒤처지는 그런 엄중한 현실”이라며 “외국과의 통상 협상 뒷받침, 또 행정 규제 혁신, 대전환을 위한 동력 마련,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각종 입법이 참으로 절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를 떠나서 주권자 국민을 대리하는 공복으로서 하나 된 힘을 발휘하는 국익 우선 정치를 부탁드린다”며 “특히 대외적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대미 투자 특별법’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한 데 대한 언급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회를 향해 잇따라 ‘입법 속도를 높이라’고 공개 요구해 왔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했고, 이틀 뒤인 29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밤에 잠이 잘 안 온다. 너무 속도가 늦어서 참 답답하기 이를 데 없을 때가 많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언급이 “할 일이 많은데 입법 속도를 맞춰달라는 총론적 주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합당, 검찰 보완 수사권, 2차 특검 추천 등 사안에서 당내 분열과 당청 간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는 정 대표 등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향해서도 “시급한 입법을 위해 국회에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부탁하라”며 “제가 전에 노동부 장관에게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지금 현장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가서 빌더라도 입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현장에 꼭 필요한 입법을 위해 장관들부터 발 벗고 나서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