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눈을 감고 있다.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 동안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본회의장을 떠났지만, 정 장관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적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법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장동혁(56) 대표가 24시간 연설해 최장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9월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토론(17시간 12분)이다. 알려진 해외 사례 가운데 최장 필리버스터인 1957년 미 상원의 24시간 18분보다 18분 짧았다.

장 대표는 22일 오전 11시 40분 연설을 시작했다. 여섯 차례 화장실을 간 것 외엔 연단을 떠나지 않았다. 식사 대신 발포비타민을 탄 물을 마시고, 손이 저려와 지압볼을 쥐고 버텼다고 한다. 장 대표는 “법에 의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법에 의해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법에 의해 국민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고 했다. 민주당 국회의원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필리버스터 내내 본회의장에 머물렀다.

토론은 23일 오전 11시 40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표결로 연설을 강제로 끝내면서 멈췄다. 국회법은 필리버스터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끝낼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쳤고 장 대표는 퇴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했다.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가결되자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지가 있다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지지층 결집과 대여 투쟁에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필리버스터 도중 국민의힘 유튜브 방송 구독자는 50만명을 돌파했다. 필리버스터 생중계는 한때 동시 접속자 1만명을 넘겼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23일 ‘허위 조작 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상정되자 또다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 들어 15번째다.

전날부터 사회를 봐온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에게 “오후 11시부터 내일 오전 6시까지 무제한 토론 사회를 맡아달라”고 했다. 피로 때문에 사회자 교체를 하지 못하면 정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상정, 처리하자 본회의 사회를 거부해왔다. 주 부의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며 재차 사회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