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대북 정책을 보고하고 있다./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9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평화 보따리를 마련하겠다”면서 다양한 교류 협력 사업 구상을 보고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해제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한 사안이었다.

정 장관은 “새로운 교류 협력을 위한 창의적 접근”이라며 북한을 경유해 서울과 베이징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구상을 보고했다. 북한이 2018년 남북 정상회담 국면에서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희망을 피력한 적 있다며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건설이 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보리와 미국의 독자 제재는 건설 기계의 반입부터 금지하고 있어, 이는 대북 제재가 완전히 풀려야 가능한 사업이다.

정 장관은 북한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평화 관광을 추진하겠다”며 3단계 구상을 제시했다. 1단계로 캐나다, 호주, 일본, 유럽 등 제3국 국적을 가진 재외 동포들의 개별 관광을 적극 추진하고, 2단계로 중국 관광객이 원산·갈마를 거쳐 속초, 서울로 오는 관광 루트와 서울에서 속초를 거쳐 원산·갈마로 가는 루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3단계는 우리 국민의 관광이다. 정 장관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협력하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 보고에 앞서, 북한이 군사 분계선에 3중 철책을 만들고 도로와 다리를 끊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현재 상황에 비춰 정 장관의 구상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관광을 위한 달러 지급이나 여행자 보험 계약 체결도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높다.

정 장관은 북한이 광물과 희토류를 수출하고, 수출 대금으로 민생·보건·의료 물자를 수입하는 ‘신(新)평화교역시스템’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제3자에게 결제 대금을 위탁했다가 지급하는 에스크로(Escrow) 계좌를 이용해 국제 사회 감시하에 돈 거래를 하겠다는 것이지만, 이 또한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

통일부는 또 초중등 교사 43만명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민주 시민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통일교육 지원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