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두고 사업성 검토가 부실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산하기관 업무 보고에서 석유공사와 강원랜드 등 피감 기관을 상대로 고강도 질문을 쏟아냈다.
◇강원랜드엔 “도박은 나라 망하는 징조… 폐해 줄일 근거 가져와라”
먼저 강원랜드 사장 직무대행에게 도박 중독 폐해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에 대한 통계적 근거를 물었다. 직무대행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연구는 하고 있느냐”고 묻고, 폐해의 증감 여부와 정책적 노력을 비서실을 통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가 망하는 말기적 현상 중 하나가 내부적으로 일 안 하고 돈 빌려주는 고리대와 ‘잘되겠지’ 하며 하는 도박”이라며 “스포츠, 레저로서의 필요성도 있겠지만 어느 측면이 큰지 점검하겠다”고 했다.
강원랜드가 추진 중인 ‘글로벌 복합 리조트 K히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직무대행은 신규 고용이 1만5000명 규모라고 설명하며, 이를 위해 카지노 면적 제한, 출입 일수, 베팅 한도(30만원→100만원)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느냐”고 물었고, 직무대행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위험한 사업”이라며 “규제를 풀면 사업성이 있다는 것은 본인 생각인 것 같은데 관련 부서에서 검토하게 하고, 비합리적인 결론이 난다면 대통령실로 이야기하라”고 했다.
◇“적자 원인 설명 논리 안 맞아… 모를 리 없지 않나"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에게 경영 실적을 질의했다. 이 대통령은 “그 유명한 석유공사냐”고 물으며 올해 예상 적자 규모와 원인을 물었다. 직무대행은 작년 영업이익이 1조27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유가 하락과 이자 비용 등으로 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 재작년 흑자가 났을 때도 금융 비용은 비슷하게 냈을 텐데, 이자 비용 때문에 적자가 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직무대행은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 하락이라고 답하며, 공사가 보유한 유전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75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 유전의 생산 원가가 40~50달러 미만인 것에 비하면 원가가 비싸다”며 “70달러가 넘으면 채산성이 없다”고 했다.
◇“대왕고래 채산성 추산도 못 하나… 변수 많으면 안 해야지"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사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생산 원가를 추산해 봤느냐”고 물었다. 직무대행이 “정확한 수치는 없고 변수가 많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변수가 많으면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사업성, 개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려고 했느냐”며 “매장량을 추산하면 생산비와 국제 유가를 비교해 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직무대행은 “1조원 정도 있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잠식 상태(부채 21조원) 해소 방안에 대해 물었고, 직무대행은 우량 자산 위주 재편과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며 “유가가 계속 떨어질 것 같아 전망이 좋지 않다”고 했다. 또한 석유공사 보유 해외 유전의 국내 도입 기여도를 물었고, 직무대행은 “수입량의 5% 미만”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