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경찰관이 휴전선 인근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직접 제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3박 4일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은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이날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174명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국민 사상을 검열하는 법”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전날인 13일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가 24시간을 넘기자, 민주당 등이 재적 의원 5분의 3 동의로 토론을 중단시키고 표결 처리한 것이다.
이 법안은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항공안전법 개정안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무인 기구(氣球)에 매달린 물체 무게가 2㎏ 미만이면, 휴전선 등 비행 금지 구역에서도 당국의 승인 없이 날릴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북한 인권 단체는 접경 지역에서 2㎏ 미만의 대북 전단 풍선을 띄워 왔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항공안전법 개정을 통해 비행 금지 구역에서의 무인 기구 비행을 ‘무게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금지시켰다. 이날 통과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경찰이 해당 행위를 발견했을 때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가맹사업법·형사소송법·은행법·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총 4개 법 개정안을 하루에 하나씩 통과시켰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들의 본부에 대한 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이고, 형소법은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것이다. 은행법은 은행이 각종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5일부터 20일까지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순방을 가기 때문에 이런 ‘필리버스터 후 일방 처리’는 일단 중단된다. 그러나 우 의장이 귀국하면 민주당이 위헌 논란이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 등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여야 간에 격한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