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黨務)감사위원회가 1년여 전 벌어진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 일종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당내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원 게시판 사건은 지난해 7~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당시 대표의 가족과 이름이 같은 당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친윤계 의원들을 비판하는 글과 언론 기사 등 900여 건을 올렸다는 의혹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9일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당원들이 끝 번호 네 자리가 같은 휴대전화 번호로 등록했고, 작년 12월 비슷한 시기 탈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당원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개인정보 보호법은 당원의 가입·탈퇴 정보를 ‘민감정보’라 칭하여 중요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정당법엔 범죄 수사를 위한 영장이 발부되거나 재판상 요구가 있는 경우 등이 아니고선 당원 명부를 열람·누설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실명 공개는 위법이라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이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정당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법대 교수로 헌법학회 부회장을 지낸 이호선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공익적 목적의 수사, 재판, 행정 집행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라도 (보호가) 제한될 수 있다”며 논란이 된 당원 게시판 글을 작성자 이름과 함께 올렸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전날 밤 CBS 라디오에서 “여당 대표 가족들이 과하다 싶은 양의 정보를 갖고 대통령을 공격했다면 윤리적인 문제가 분명히 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한 전 대표가 이것에 대해 유감 표시를 할 것인지가 본질”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1년 전 벌어진 일을 놓고 소모전이 계속되는 데 대해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