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로 나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 10여 분 만에 강제 중단하며 여야 간 소동이 벌어졌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이날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나 의원은 이날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연단에 오른 나 의원을 향해 “인사 안 합니까”라고 하자 나 의원은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인사를 안 하는 건 자유인데 안 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나 의원은 이날 4시 30분쯤 발언을 시작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무도하게 8대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해서 철회 요구를 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8대 악법을 철회해달라.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달라”고 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 발언 도중 “잠깐 중단하라”며 “의제와 관련된 발언을 하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법 102조를 언급하며 “의제와 관련이 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우원식 의장이 제지하고 있다. /뉴스1

이후 나 의원은 “국회의장께서 우리의 필리버스터 권한도 박탈한다면 이것은 바로 의회 폭거”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우 의장은 “몇 차례 당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을 한다”며 나 의원의 마이크 전원을 껐다.

국민의힘 의원 일부는 의장석으로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의원은 “이게 바로 독재다” “제2의 추미애냐”라며 반발했다.

우 의장은 “의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신다고 하면 마이크를 켜드리겠다”고 했다.

다시 발언권을 얻은 나 의원은 “의장께서 마이크를 넣어주셔서 감사는 합니다만, 이런 필리버스터에 대해서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국회법 60조를 의장 개인적으로, 의장의 권한을 넘어선 요구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씀을 드린다”며 “가맹사업법은 일반적으로 정무위, 법사위 토론을 거쳐서 온 것이 아니라 패스트트랙을 통해 와서 제대로 된 토론이 안 됐다”고 했다.

이후에도 의석에서 계속 소란이 일자 우 의장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나 창피해서 더는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6시 19분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개회 약 2시간 10분 만이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의장이 의원의 발언을 방해하고 마이크를 꺼버리는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의장의 독단적인 본회의 진행이자 폭거”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오늘 본회의에 상정되는 법안에 대해선 전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기로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및 법왜곡죄 추진, 대법관 증원, 4심제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확대 법안 등을 ‘사법파괴 5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정당 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 법안 등을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