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입법을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이 8일 당내 의원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정청래 지도부와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이 주도하는 이 법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위헌 소지가 있는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낸 것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이 위헌 소지 때문에 중단되지 않게 하려 발의한 법안도 이날 법사위에서 보류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의원 총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 15명 안팎이 발언하며 내란 전담 재판부 등에 대해 난상 토론을 벌였다. 발언자 중 다수는 “각계가 지적하는 위헌 소지가 있는 내용은 수정해야 한다” “내란 심판이 중요한데, 왜 위헌 논란으로 전선을 넓히느냐”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앞줄 오른쪽) 대표와 김병기(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고운호 기자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에서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은 외부인인 법무부 장관이 내란 전담 재판부에 들어갈 법관을 추천하는 추천위원 9명 중 3명 추천하게 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선 대통령실도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반면 추미애·김용민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위헌 소지가 없다”고 하며 맞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강경 일변도로 법안을 추진하는 데 대한 당내 반발이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각계 의견을 더 취합하며 숙의를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주 중 의원 총회를 다시 열어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내란·외환죄 관련 형사재판의 경우,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도 재판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보류했다. 이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내란재판부가 설치되면 위헌 심판을 내서 재판을 중지시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발의한 것이었다. 이 개정안을 두고 법조계에선 “위헌의 위헌”이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법사위 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 개정안 보류 이유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신중’ 의견이 있어서 내부적으로 더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현재 헌법재판소법 42조는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면 법원 재판을 중지하게 돼 있는데 추 의원의 개정안은 내란·외환죄 관련 형사재판의 경우 이를 따르지 않게 해놨다.

이에 대해 헌재는 지난 5일에 이어 이날 법사위 비공개 소위에서 개정안의 해석상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헌재법 개정은 입법부가 재량의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면서도 법원의 판결 후에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는 경우, ‘위헌 법률’을 적용받는 당사자를 구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도 재검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