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이해 열린 ‘남북관계 원로 특별좌담’에 참여한 친여(親與) 성향의 원로 인사들이 정부의 ‘END구상’을 수정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직 개편 및 개각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에서 네번째)이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평화포럼이 '이재명 정부 통일외교안보 정책: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남북관계 원로 특별좌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철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정현백 전 여가부장관,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정동영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양무진 북한대핵원대학교 석좌교수. /뉴스1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반도평화포럼’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시된 END 대북 구상은 북한을 끝장낸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어휘는 필요 없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간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END가 아니라 END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 신뢰구축이 먼저”라고 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도 “END 구상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유럽 내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이 구상을 설명하니 북한 종말론으로 받아들이더라”며 “우리는 적대관계 종식을 의미하는 건데 북한이나 제3자가 들었을 때는 북한 체제 종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의 NSC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 교수는 “현재의 NSC 구조는 조정해야 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이 최우선인지 정부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대통령 말씀을 보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실제 운용되는 걸 보면 한미 동맹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정리를 좀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현재의 NSC 시스템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때 김태효 차장이 실장을 흔들기 위해 차관급이 발언할 수 있도록 만든 구도”라며 “이재명 정부가 이걸 계속 계승·유지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연말이다. 저 같으면 개각하겠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이야기한 9·19 남북 군사 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이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참모들은 뭐 하는 것이냐. 그러고도 월급 받느냐. 대통령 말씀을 이행하지 않는 참모는 왜 그 자리에 있느냐”고 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여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도 “NSC 내 조정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안보실과 외교안보 부처, NSC 상임위 등 구조 개편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해 양무진 교수는 “15년을 맞이하는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하고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대통령 친서 전달 등 현 정부의 진정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정인 교수는 “남측에서 헌법 3조개정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대남 기구인) 통전부 기능을 완전 해체하고 타 기관(외무성)에 예속시킨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어려운데 민주당이 그럴 수 있을까. 이게 본질적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