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정청래 대표 명의로 보낸 조화가 놓였다.
민주당의 주요 지도부 인사가 김영삼 전 대통령 추모식에 전원 불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6년 1주기 추모식엔 추미애 당시 대표가 참석했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참석한 지난해 9주기 추모식까지 매년 지도부 인사 누군가는 참석했다. 올해 추모식에 아무도 가지 않은 데 대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례에 따라 당에선 당대표 조화를 조치했다”며 “제가 파악하기로는 당에서 조화 조치를 하는 게 기본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201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물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모두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유족과 함께 김덕룡·김무성·정병국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정대철 헌정회장 등 동교동계 정치 원로들이 자리했다. 국회에선 주호영 국회부의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참여했다. 정부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아버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 정권의 모진 탄압과 박대 속에서 끝까지 굴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추구했다”며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확신과 국민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군부 내 하나회 청산, 금융 실명제, 5·18 특별법 등 김영삼 정부 정책을 언급하며 “한국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완성한 김영삼 문민정부에 대한 정당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 대한민국이 방향을 잃고 국민은 불안과 절망에 빠져 있다. 민주주의는 형해화(形骸化)되고 그 정신은 나날이 퇴락하고 있다”며 “용기와 결단, 대화와 타협, 통합과 화합의 정신이야말로 오늘의 정치가 계승해야 할 김영삼 정신”이라고 했다.
한편 해외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엄혹했던 군부 독재의 긴 겨울을 끝내고 문민의 봄을 불러온 ‘민주주의의 투사’이자 낡고 고루한 질서를 과감히 깨트리며 새로운 도약의 길을 낸 ‘시대의 개혁가’였던 대통령님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대통령님께서 보여준 신념과 결단처럼 흔들림 없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모식 때 민주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2022년부터 올해 4월 민주당 대표를 지내는 동안에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