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국방부가 17일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의했다. 1953년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당시 남북 간 군사분계선(MDL)을 확인하기 위해 설치했던 황색 표식물 상당수가 유실돼 혼선이 생기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예비역 공군 준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MDL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을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돼,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측과 북측이 서로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구체적인 회담 일정,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하자”고 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 이후 지난해부터 MDL 일대 국경선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이 때로는 수십 명 규모로 MDL 남측으로 월선했다가 우리 군 경고 사격을 받고 돌아가는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이달 들어서도 북한군은 수차례 MDL을 월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에 MDL 경계 설정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날 담화문 발표를 통해 공개적으로 북한에 회담 제의를 했다는 것이다.

MDL 지점을 알리는 표식물은 당초 1200여개가 약 500m 간격으로 설치돼 있었지만 현재 우리 군이 확인 가능한 표식물 200여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표식물을 설치했지만 1973년 보수 작업 중 북한군이 발포한 이후 현재까지 손을 못 대면서 다수가 없어졌다”고 했다.

군 차원의 군사회담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같은 해 7월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이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회담이 성사될 경우 남북 군 당국이 7년 만에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