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압송 사진을 들고 질의하고 있다. /뉴스1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뤄진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를 “공개 숙청이자 공포 정치”라고 표현하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들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 메시지라고 본다”고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10월 2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압송되는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졌다”며 “이 장면을 보며 참담함을 넘어 섬뜩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방미통위 설치법’을 언급하며 “30일 이 법이 시행되면서 위원장은 그대로 자동 면직됐다. 이후 불과 이틀 뒤 이 전 위원장이 체포된 것”이라고 했다. 방미통위 설치법은 방통위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통위가 폐지되면서 기존 직원과 위원들은 방미통위로 승계되지만, 이 전 위원장은 승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의원은 “방미통위 설치법은 이진숙 해임을 위한 악법이었다”며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 한 명을 해임하기 위해 법을 바꿔 멀쩡한 기관을 없애고, 법으로 해임한 지 이틀 만에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위원장을 향해 “체포 당시 어떤 심경이었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방금 박 의원 말에 100% 공감한다”며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해임된 지 이틀 뒤 수갑 채워 압송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의 범주였다”며 “이 정부에서 비상식적인 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공개 숙청이자 공포 정치라고 본다”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들면 이진숙 전 위원장처럼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 국민에게 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의 이 전 위원장은 마치 폭군의 명절 잔치에 바쳐진 ‘추석 제물’ 같았다”고 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위원장은 “대통령 한 사람에게 밉보이면 이렇게 되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공무원을 언급하며 “얼마나 강압적인 조사에 시달렸으면, 공권력의 폭력을 당했으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박 의원은 “추석 밥상에 올려진 ‘이진숙 체포’라는 소재는 이재명 정부의 관세 협상 실패, 김현지 부속실장의 각종 의혹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대규모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외국인 시청자 하나 없는 로컬 채널에서 피자 먹으면 K푸드 홍보했다는 대통령의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너무나 좋은 소재였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공교롭게 국가정보자원이 불타 파괴됐는데, 대통령은 예능에 출연했다”고 했다. 이어 “방통위 여름휴가 일정 중 휴가를 신청했는데, 그때는 대통령실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이진숙이 재난 중에 휴가를 신청해 반려했다’고 브리핑까지 했다”며 “그런데 국가정보가 다 파괴돼 우체국 배달까지 중단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예능에 출연한 건 기관장을 해본 입장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오후 4시쯤 자택 인근에서 체포됐다.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고발당해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에서 수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기 때문에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이 전 위원장 측이 소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조사 일정을 다시 잡아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체포 영장을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잉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체포 이틀 뒤인 지난 4일 열린 체포적부심사에서 법원은 이 전 위원장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피의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어 추가 조사 필요성도 크지 않았으며, 심문 과정에서 피의자가 성실한 출석을 약속하고 있다”고 인용 이유를 밝혔다.

법원 명령 약 20분 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나온 이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일정과 함께 많이 보이는 것이 법정, 구치소, 유치장 장면”이라며 “대통령 비위를 거스르면 당신들도 유치장에 갈 수 있다는 함의가 여러분이 보시는 화면에 담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