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언쟁을 지켜보고 있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관례를 깨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를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관행에 맞지도 않고 삼권분립 원칙을 해친다”며 추미애 위원장석 주변으로 가서 거세게 항의했고 추 위원장은 “국회 경위를 불러달라”며 11시 40분쯤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조 대법원장에게 질문 드린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한덕수 전 총리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음모론으로 드러난 ‘조희대-한덕수 등 4인 비밀 회동설’을 물은 것이다. 이른바 4인 회동설을 국회에서 주장했던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이를 재차 질의하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다. 그는 “한덕수와 만난 적이 있느냐”며 “대구 경북고 동문인 정상명(전 검찰총장)은 만난 적이 있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했다. 그는 “제1 야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군사작전 같은 속도로 처리했는데 그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며 “사건 배당 이틀 만에 결론을 내리고 9일 만에 판결을 송고하는 게 맞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고검장 출신으로 과거 이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었다.

서영교 의원은 “7만 페이지 기록은 책 350권”이라며 “이것을 이틀 만에 다 볼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은 이틀 만에 표결을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날려 보내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최진수 윤리감사관에게도 “지귀연 부장판사가 룸살롱을 갔느냐. 휴대폰을 바꿨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귀연은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했다”며 “저희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왜 지귀연을 교체하지 않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곽규택 등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진행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민주당 의원들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자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추미애 위원장 자리 주변으로 가 항의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무죄를 위해 재판 한번 다시 해보자는 것 같다”며 “(민주당 주장은) 이 대통령 무죄를 위해 재판을 다시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무슨 객관성과 전문성이 있다고 국회에서 이 대통령 재판을 다시 하느냐”고도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대법원장을 이런 식으로 감금해서 진술 압박을 하느냐”며 반발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정감사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재판을 하였다는 이유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며 “삼권분립 체제를 가지고 있는 법치국가에서는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