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한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협상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관세협상이 3500억 달러 투자 펀드를 놓고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베선트 장관에게 통화 스와프 등 핵심 사안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 뉴욕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에게 한미 관계에서 안보 측면 협력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통상 분야에서도 좋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지난 7월 30일 타결됐지만, 이후 후속 논의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해 실질적인 관세 인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언급이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투자 패키지는 상업적 합리성을 기초로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의 진전을 기대한다고 했다”며 “한국은 경제 규모와 외환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고 설명하고, 이런 측면을 고려해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에 대해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일시적·단기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베선트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있고, 특히 조선 분야에서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 계기에 대해 “7월에 합의할 때는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의 대부분은 대출이나 보증이고, 일부는 투자로 예상했고 그런 내용을 우리 비망록에 적어놨다”며 “그런데 미국이 이후에 양해각서(MOU)에 보낸 문서에는 그런 내용과 판이하게 다른 게 있었다”고 했다. 미국이 대출이나 보증이 아닌 3500억 달러 거의 대부분을 직접 투자로 요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 실장은 이번 관세 협상에서 “데드 라인을 두고 있지 않다”며 “상업적 합리성에 맞고, 우리가 감내할 수 있고, 국익에 부합하고,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진행한다. 시한 때문에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설정에 대해서도 “통화 스와프가 무제한이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관세협상 합의가) 다 된다는 건 아니다”며 국회 동의를 언급했다. 미국이 거액의 현금 직접 투자를 요구한 뒤, 우리 측은 미국에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구한 상태인데, 이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다고 해도 일정 금액을 넘는 현금 투자는 어렵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중요한 계기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 양국 정상 간 면담이 있을 것이고, 협상팀 입장에서는 중요한 계기”라고 했다. 10월말 APEC에서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관세 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