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2일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로 촉발된 비자 문제에 관해 “현 제도 내 관행을 개선해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316명의 우리 국민이 체포·구금된 바 있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크게 현재 비자 시스템 개선 방안과 새로운 비자 유형 신설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며 “시급하게 이 문제의 해결에 접근해야 하므로 단계적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기업 지원이 상용 비자, B1 비자 및 이스타(ES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확인해 미국 내 법 집행기관이 일관된 법 집행을 하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현행 제도 보완, 비자 발급 기간 단축과 비용 감소, 소규모 협력사가 활용하는 비자 카테고리를 확인하는 방법을 유연하게 모색해 가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법 개정을 통해 한국인을 위한 새 비자 쿼터를 마련하거나 새로운 유형 비자를 신설하는 것은 미 의회 동의가 필요해 쉽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또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서 협의할 때 양측에 외교 당국과 국토안보부 등 유관 부서가 참여하는 워킹그룹 신설을 제안했고, 미국 측도 긍정적 반응이 있었다”며 “양측이 실무그룹 구성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고, 조만간 후속 동향을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과 지속해서 긴밀한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측에 사과를 요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태 초기부터 미국 측에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공개적으로도 유감이다, 무례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며 “여러 단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미국 측에 이런 단속 행위가 초래할 문제, 문화나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소통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미국 측에 전파됐고, 저희는 (이 같은 소통이) 마지막 결정(석방 및 귀국)에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수갑을 채우고, 쇠사슬이 묶이고 하는 게 자극적인데, 어떤 정도의 범법 행위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괄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게 무례하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우리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위 실장은 “그렇게 잡혀갈 때 문제를 지적했는데, 풀려날 때 다시 (수갑 등을) 채우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가 어려웠다”며 “일부는 하루라도 수갑을 차더라도 빨리 나오고 싶다고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잡혀갈 때 문제 제기를 했는데 풀려날 때 그래야 하느냐, 그래서 (문제를) 제기한 거다”라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측에 충분히 입장을 개진했고, 나중에 입장문을 낼 때도 그 사람들의 안전과 품위나 인권을 고려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유연함은 없다”며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받아들이라는 취지로 압박한 것에 대해서는 “(러트닉 상무장관의) 그런 발언은 있었고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발언보다는 협상장에서 서로 주고받는 입장문이 중요하다”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관세 협상은 다른 쪽(정책실)이 주무”라면서도 “그걸 전제로 협상을 진행 중이고 전과 비슷하게 세부 사항에 대해 많은 입장차가 있어 조율할 게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지켜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자기 입장을 관철하고자 다양한 레토릭이 있는데 다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거고 협상장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통상과 안보 이슈를 함께 협상하는 ‘패키지 딜’에 대해선 “미국과 우리의 현안은 다 연동돼 있다. 양보를 관세에서 하면 우리가 안보에서 양보를 받으려고 할 수 있고 전체는 크게 보면 연결돼 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안보 협상은 처음엔 늦었지만 지금은 (협상 진행 속도가) 빠르고, 안보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관세는 지금은 다시 느려진 것”이라며 “일단 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안보도 대충 됐으니 남은 건 관세 쪽”이라고 했다.
한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미국 측이 부정적인 입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위 실장은 “큰 틀의 합의라고 할지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한국이 더 많은 농축 처리에 운신과 공간을 갖도록 하고, 일본과 유사한 형태를 갖길 바라고 있다”면서 “원자력 문제는 안보 패키지 안에서 논의 중인데 거의 됐고, 관세 협상과 바터할 상황은 아니며 이미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그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