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친중 이미지’ 논란에 대해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느냐”며 “국익에 도움 되면 가까이 지내는 것이고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공군 1호기) 안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 조야에 남아있는 ‘친중 이미지’ 논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친중 이미지를 해소하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기본, 근간은 한미동맹”이라며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하는 쪽의 연합과 협력이 중요하고, 그래서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것이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 절연 안 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며 “중요한 국가와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준은 우리 국민의 삶의 질, 삶의 조건”이라며 “친중, 친북, 친러, 잘하면 친공, 공산주의(까지)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데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국내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중 일부, 일각에서 문제 지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문제 지적당할 것을 각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첫술이니까,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체할 수 있다”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고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등에 있어서도 더 가시적인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방일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앞으로 한일 간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발표했다. 공동 언론 발표문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고,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와 정의기억연대 등은 “역사 정의를 외면한 회담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친여 진영에서 나온 이런 비판을 이미 각오하고 있었고,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일이라고 하는 게 한꺼번에 우리가 만족할 수준으로 완전하게 다 해결되면 가장 좋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며 “언제나 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또 상대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럴 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게 사실은 정치권에 많이 있는 풍조 중 하나”라며 “비난받더라도 또는 불충분하다고 비판받더라도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손해 본 건 없지 않으냐, 얻은 건 있다”며 “한꺼번에 더 많이 완벽하게 얻지 못했다고 해서 일부 얻는 행위마저 하지 않으면 진척이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부터 과거사 문제는 직시하되, 과거사 문제가 한일 간 안보·경제 협력 등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 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는 분명히 있고 시정해야 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제, 안보, 기술 협력, 기후, 국민 간 교류 협력 문제를 다 팽개칠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소위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관계도 그렇다”며 미중이 대립하고 경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관계가 그런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는 제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배려를 키워야 한다,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배려가 깊어지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훨씬 더 전향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고, 그쪽(일본)도 동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