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자신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 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하면서 비명계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명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통합 분위기 조성에 나섰었다. 그런 이 대표가 일부 비명계가 검찰과 협잡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뒤에선 칼을 꽂는 것이냐”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미 다 지난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21대 국회 때인 2023년 9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된 것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당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겠다(라고 예상했다).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타임 스케줄에 따라 벌인 일, 그리고 당내에서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고 협상으로 제시한 것을 맞춰 보니까 다 짜고 한 짓이더라”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라면서도 “타임 스케줄이 대충 맞더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2023년) 6월에 민주당에서 유력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저한테 ‘사법 처리가 될 거니까 당 대표를 그만둬라’라며 시점까지 정해줬다”며 “나중에 보니 (검찰의) 영장 청구 시점과 거의 딱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추측만 했는데 나중엔 거의 확신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찬성 149표로 통과됐었다. 당시 168석이었던 민주당에서 39명이 찬성 또는 기권·무효표를 던지며 이탈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체포 동의안 표결 직전 “부결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에 대해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는 걸 감수하고 부결해 달라고 한 건, 가결한 규모와 누가 가결했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가결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민주당을 사적 욕망의 도구로 쓰고, 상대 정당 또는 폭력적 집단과 암거래를 하는 집단들이 살아남아 있으면 당이 뭐가 되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작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에 대해 “내가 (공천에서) 배제한 사람은 7명밖에 없는데, 그중 4명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고 정무적 판단은 3명이었다”며 “나머지는 경선에서 당원들이 (체포 동의안 가결파를) 다 가려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그가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만난 직후 나왔다. 최근 이 대표와 회동했던 김부겸 전 총리는 본지 등 언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럴 거면 왜 최근 비명계 5명을 만났나.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많은 분이 이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았다고 했다. 국민 통합은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모습은 무엇이냐”고 했다. 반면 친명계 이용우 의원은 이날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