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단. /경남도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산단 34곳에서 휴·폐업한 기업이 732개에 달하는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경제를 직격했던 시기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산단에서 휴·폐업한 기업은 2020년 481개, 2021년 672개, 2022년 625개, 2023년 781개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때에는 휴·폐업 증가 추세가 완화되는 듯했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가 악화되자 문 닫는 중소기업들이 다시 700개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작년 11월까지 국가 산단의 월별 휴·폐업 기업 수는 평균 57개였는데, 12월 한 달에만 110개가 문을 닫았다. 이를 두고 산업 현장에선 “12·3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참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여기에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휴·폐업한 산단 기업들을 업종별로 보면 기계 분야가 241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기·전자(146개), 정보통신업(66개), 석유화학(49개) 순이었다. 산업단지별로는 수도권 국가 산단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인천 남동단지, 경기 시화단지와 반월단지에서 휴·폐업이 많았다.

휴·폐업이 늘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인 생활 안정 지원을 위해 지급된 ‘노란 우산 공제’ 폐업 공제금도 작년에 1조3908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 6142억원의 두 배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폐업공제금 또한 2020년 7283억원, 2021년 9040억원, 2022년 9682억원, 2023년 1조26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서도 “지난해 대비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응답은 33.5%로 나타났다. “원활하다”는 응답은 11.0%였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답변은 55.5%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연합뉴스

이종배 의원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활로를 찾기 어려워 휴·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경제·민생 살리기와 대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