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대통령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이번 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의제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초청했다기보다 이 대표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용산 초청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한번 서로 얘기를 나눠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이 회담 시기와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하기 위해 이날 열기로 했던 준비 회동은 무산됐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영수회담을 놓고 양측이 기 싸움을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연락해 수석 교체 예정이라는 이유로 오후 3시 준비 회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총선 민심을 받드는 중요한 준비 회동인데 미숙하게 처리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해 이번 주 중 만나기로 했고, 한오섭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3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오후 3시 35분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 인선이 발표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후 3시 준비 회동을 하는데, 비슷한 시각 정무수석 교체 인선이 발표된다면 상대 야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오전에 정중하게 민주당에 양해를 구하고 연기를 요청했다”고 했다. 사임하는 한오섭 수석이 아닌 신임 홍철호 수석이 준비 회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이 대표에게 초청을 제안했기 때문에 정무수석을 좀 빨리 임명해서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판단했다”고 했다. 홍 정무수석은 “천준호 비서실장에게 오늘 연락드려서 내일 바로 연결성을 갖고 만나뵙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영수회담에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모두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민생 관련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인선 발표 후 이 대표와의 회담 의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야가 그동안 입장을 보면 좀 많이,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며 “그렇지만 일단 서로 이견을 좁힐 수 있고 합의할 수 있는 민생 의제들을 좀 찾아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하자는 그런 이야기를 서로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듣기 위해서 (이 대표를) 초청을 한 것”이라며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22일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조만간 열릴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총선 공약으로 내건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에 더해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회담 의제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 대통령에게 특검과 특별법을 수용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민도 다 아는 사안을 영수회담에서 눈감은 채 지나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것을 타결할 수 없어도 방향의 키는 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