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 행사에서 진보당 강성희(전북 전주을) 의원이 윤 대통령 손을 잡고 고성을 지르다가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에게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경호상의 위해 행위로 판단했다”고 했지만, 야당은 “과잉 경호”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이 열린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입장하면서 여야 국회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강성희 의원과도 웃으며 악수했다. 그런데 강 의원은 윤 대통령 손을 잡은 채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외쳤다. 대통령 경호관들이 다가가 막아서자 강 의원은 손을 놓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다른 인사들과 악수를 할 때도 강 의원이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한다”고 큰 소리로 외쳤고, 결국 경호관들이 강 의원 양팔을 잡고 입을 막으며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경호관 5명이 그의 양팔과 다리를 들었고, 강 의원은 중간중간 자신의 입을 막은 경호관들 손을 뿌리치며 “걸어간다니까 놓으라고” “여기가 대한민국이냐”고 외쳤다.
강 의원은 행사장에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과 악수하며 말 몇 마디 건넨 것이 국회의원 사지를 들어 바깥으로 내쫓아야 하는 일이냐”고 했다. 하지만 이 장면을 곁에서 지켜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강 의원이 대통령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연이어 소리를 질러댔다”며 “경호원들이 끌어낸 것은 계속 소리를 지르며 행사를 방해해서 행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였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의원이 대통령과 잡은 손을 본인 쪽으로 당기기도 했다”며 “(대통령과) 분리된 이후에도 고성을 지르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행사에 참석한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앞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직언하지 못한다면 독재 정권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 목소리를 전한 국회의원을 범죄자 취급하듯 끌고 나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대통령 경호처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했다.
강 의원이 퇴장당하고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전북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접 꼼꼼히 챙기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전북특별자치도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북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곳”이라며 “글로벌 생명경제도시의 비전으로 대한민국 지역 발전을 주도하며 힘차게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관영 전북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오영훈 제주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해 전북 지역 각계 인사와 도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