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게 된 이관섭 정책실장(왼쪽부터), 정책실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28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의 발표를 듣고 있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대통령실 3실장을 전면 교체하는 인선을 단행하면서 이관섭 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신설된 정책실장직에 승진 기용된 지 한 달 만에 비서실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여권에선 “장관급 직책인 정책실장을 만들자마자 얼마 안 돼 또다시 인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기존 2실장(비서실장·안보실장)에서 정책실장을 추가한 3실장으로 개편할 때 동시에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취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실 신설은 정책 조율 차원에서 필요성이 커지면서 했던 것”이라며 “연말·연초 쇄신 차원에서 하는 인선과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사 발표에 앞서 취임 20개월 만에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밝혔다. 김 실장은 “20개월이면 대통령 임기의 한 3분의 1쯤 된다”며 “과거 예를 보더라도 (대통령 임기 중) 비서실장은 3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소임은 다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얼마 전 대통령께 (사임 의사를)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결국 김 실장 사의를 최근 수용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제가 이번에 (대통령실에) 다섯 번째 근무했지만, 지금처럼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그나마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대과 없이 물러나게 됐다. 많이 부족함에도 대통령께서 저를 임명하고, 많은 신뢰를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부·여당과 함께 대통령실 참모진도 일신하자는 차원에서 김 실장 교체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실장이 정권 초 대통령실을 노련하게 안착시켰다면, 새해를 맞아 대통령실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