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맛이 가고 있다” “하룻강아지 뭐 무서운 줄 모른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한 장관이 ‘국회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를 제안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말이 너무 길다”고 촌평하자, 민 의원이 이같이 받아친 것이다.

한 장관은 26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만약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면 가결시킬 거냐, 부결시킬 거냐 단순한 건데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다”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싫으면 안 한다고 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올리며 “참 무례하네. 말이 길다고? 너나 짧게 하시길”이라고 적었다. 이어 “하룻강아지 뭐 무서운 줄 모른다니 서서히 맛이 가고 있는 중이구마(이구만)”라며 “한국 정치의 재앙이야 재앙”이라고 썼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앞서 이 대표는 회기 중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으나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당 혁신위 권고에 대해선 지난 24일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입법 사안이지만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투표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조기에 기명투표로 전환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수박 색출’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박’은 겉과 속 색깔이 다른 과일인 수박에 빗댄 표현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를 가리킨다.

이원욱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체제에 반대하는 이름을 밝히라는 수박 색출 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바꿀 필요가 없다”며 “(이 대표가) 만약 체포동의안이 들어온다면 나는 떳떳하게 나갈 테니 모든 의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가결로 표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맞겠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지난 25일 YTN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기명 투표를 했을 경우에는 누가 찬성을 했고 누가 반대를 했는지 다 나온다”며 “그러면 불체포 투표에 동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또 수박이라고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낙천 운동 같은 게 벌어지지 않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