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왼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부 극렬 민주당 지지자들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트위터에 몰려가 악플을 줄줄이 달고 있다.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안전 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5일 현재 그로시 총장 트위터에는 막말에 가까운 한글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려있다.

“인류 역사에 기록 될 쓰레기” “그로시, 당신 100만 유로 받았나” “인류애가 있다면 이런 짓 못하지. 정말 벌 받을 거야 당신” “당신은 악마대장이다” “국제 사기꾼” 등이다.

“XXXX야! 뇌물 받아먹고 인류를 팔지마라. XXX야” 등 원색적인 욕설이 담긴 댓글도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을 프로필로 등록해 놓은 한 네티즌은 “대대손손 욕 처먹을 짓 하고 좋냐”고 했다.

영어로 댓글을 남긴 한국 네티즌들도 있었다. “100만 유로가 넘는 뇌물을 받고 인류를 팔아넘긴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대한민국은 너를 잊지 않고 지옥의 끝을 찾아가 가장 뜨거운 곳에서 방사능으로 벌할 것이다” “그로시씨, 당신은 물질적 이득과 권력을 위해 영혼을 판 21세기의 파우스트입니다. 벌 받기를 기도합니다” “양심을 죽이기 위해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습니까” 등이었다.

그로시 총장 트위터에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댓글을 단 네티즌은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그 외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네티즌이 항의 댓글을 달았다.

그로시 총장 트위터에 항의댓글을 달자고 제안하는 네티즌. /재명이네 마을

이런 트위터 악플의 진원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이다.

개딸들은 이번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그로시 총장 메일 주소를 공유하며 ‘뇌물 받은 사무총장에게 항의메일 보내기’ 운동을 펼쳐왔다.

결정이 발표된 지난 4일에는 ‘그로시 찾아가서 한마디 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로시 총장 트위터를 찾아가는 방법을 공유하며 “영어 잘하시는 분들 댓글 좀 남겨달라”고 했다.

일부는 IAEA가 일본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채널의 주장도 퍼날랐다.

그로시 총장 트위터에 달린 댓글 일부. 원색적인 욕설이 담겨 있다. /그로시 총장 트위터

일본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캐나다‧미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항의 댓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후쿠시마는 일본 동부에 있기 때문에 오염수는 북동쪽으로 향하는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미에 먼저 도착하게 된다.

IAEA는 지난 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최종 보고서에서 “안전 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민주당은 “깡통 보고서”라며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IAEA가 설비 점검도 하지 않고 일본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며 “IAEA 결과만 들이밀면서 바다에 내다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연일 IAEA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선동을 위해 국제기구마저 ‘돌팔이’ 취급을 한다”고 반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11개 국가의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AEA 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중추국가로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내의 여러 전문가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인정한 사안을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정쟁을 위해 선전선동한다 한들 귀 기울일 이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국제적 망신만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