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밤이면 밤마다 사드의 전자파는 싫어.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거 같아 싫어.”

2016년 8월 3일 경북 성주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반대 촛불 집회’에 참석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소병훈·김한정·손혜원·표창원·김현권 의원 등은 무대에 올라 이렇게 개사(改詞)한 노래 ‘밤이면 밤마다’를 따라 불렀다. 빨간 가발을 쓴 표창원 의원과 검은 가발을 쓴 손혜원 의원은 탬버린을 흔들며 관중 앞에서 트위스트를 추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약 6년 만에 나온 사드 환경영향평가의 결론은 ‘인체 보호 기준의 0.2%’, 즉 괴담으로 결론 났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보다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결과에 대해 벌써부터 시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며 “솔직히 이 결과를 100% 믿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했어야 되는 사안을 소규모 영향평가만 했고, 측정 기간이 짧다는 점, 참여한 주민 대표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사드 전자파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사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해 “안전하다고 나왔으니 다행”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입장은 내지 않았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민주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2016년 8월 당시 추미애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보의 실익이 없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전자파에 튀겨진다”는 식의 괴담 유포에 야당 의원들이 앞장선 데 대해서는 비판론이 나온다.

당시 반대 집회에 참석해 ‘괴담송’을 따라 부른 의원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주민 의원은 “미국 연방항공청에서는 사드 레이저 시스템의 경우 허용하는 모드에 따라 추적 모드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결과를 내놨었다”며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솔직히 이 결과를 100% 믿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긴 든다”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번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코끼리 다리 만지기 수준 정도가 아니라 발가락 정도를 본 것”이라며 “성주 주민들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전략적 영향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 의원은 그러면서 “당시 전자파 이슈는 사드 반대의 수백, 수천 가지 이유 중 하나였을 뿐이고,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한 응원 차원에서 집회에 참여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당시 집회에 참여한 무소속 김홍걸 의원 측은 “검사 방법이나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가 없는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건 전자파 이슈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정치 이슈에 답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물타기 차원에서 사드 결과를 내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사드 괴담에 대한 사과 표명은 없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부각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강릉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강성 발언이 이어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아름다운 바다에 핵물질이 흘러들 수 있는 상황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일본이 총칼을 들고 한반도를 침범한 게 임진왜란, 일제강점기라면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는 우리 바다 침공”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세슘 범벅 우럭이 나왔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핵 폐수로 부르겠다”고 했고, 과학적 근거를 대라는 학자들을 향해서는 “돌팔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민심을 듣겠다며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현장의 상인들은 도리어 “오염수 괴담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 “민주당이 계속 방사능 얘기를 키워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회의에서 사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당 차원의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다행’이라고 말한 데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수용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도 마찬가지로 괴담이 아니란 게 확인될 때까지 충분히 검증하고 입증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당직 의원은 “괴담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말의 가능성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의 문제 제기가 좋은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서울을 시작으로 한 달간 전국을 돌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장외 여론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가 사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안전하다니 다행”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나”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 괴담 선동꾼들과 야합해 공포 마케팅에 골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 선동 때문에 어민과 수산업 상인들이 아우성이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오염수 괴담에 맞서 어민·소상공인을 돕는 차원에서 국회 상임위별로 ‘횟집 회식’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