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에서 ‘의전 차량 홀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사진·영상 자료와 함께 확산했다. 프랑스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탈리아 정상에겐 최고가 브랜드의 의전 차량을 지급한 반면, 윤 대통령에겐 그보다 싼 가격대의 차량을 제공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요컨대, 윤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제안한 르노 차량을 그대로 탔고, 일부 국가 정상들은 의전차 제안을 사양하고 자국 대사관 차를 이용한 상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했다. 영상을 보면, 당시 윤 대통령이 타고 온 차는 프랑스 르노그룹의 SUV 차량이었다.
그러자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이 이 영상을, 비슷한 시기 엘리제궁을 방문한 다른 2개국 정상들의 모습과 비교한 게시물을 만들어 확산시켰다.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타고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17일), 마세라티 차량을 타고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사진이 동원됐다. 두 브랜드 모두 일반적으로 르노보다 고가(高價) 차량을 만든다.
멜로니가 탄 차량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다. 차량가는 1억7810만원부터 시작하는 마세라티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다. 살만 왕세자가 탄 차량은 벤츠 S680이다.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3억70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방탄 기능까지 더해지면 6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탄 르노사 차량은 ‘에스파스’ 모델로 5000만원 아래에서 가격이 시작한다.
이런 게시물에 ‘문재인 전 대통령 중국 혼밥을 비판하더니 꼴 좋다’는 식의 조롱 댓글이 줄지어달렸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의전용 차량을 그대로 이용했다. 이에 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정상은 프랑스 정부 제공 차량을 사양하고, 현지 자국 대사관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교 게시물 속 ‘벤츠’와 ‘마세라티’ 차량 번호판을 봐도 확인된다. 해당 2개국 정상이 타고온 차는 프랑스에서 타국 대사관에 지급하는 ‘초록색’ 번호판이 붙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면서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르노 차량을 탄 정상은 윤 대통령 외에도 여럿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국왕 필리페 6세는 2020년 3월 11일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엘리제궁을 찾았을 때 르노 마크가 달린 차량을 타고 나타났다. 같은 해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르노를 의전 차량으로 제공받았다. 지난해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엘리제궁을 찾았을 때 탄 차량도 르노였다. 올해 들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월 3일 르노 차량을 타고 엘리제궁에 갔다. 르노 에스파스는 마크롱 대통령도 애용하는 차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