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도중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큰 소리를 외쳐 김 대표의 연설을 방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수고했다’는 듯 정 최고위원과 악수하는 이도 있었다.
이날 김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야당 대표라는 분이 아무래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오나. 이게 외교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 민주당 쪽에서 “땅땅땅”이라는 소리가 들려 왔다. 정 최고위원의 목소리였다. 그는 가장 뒷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본회의장에 울려 퍼질 만큼 큰 소리로 “울산 땅” “땅 대표” “땅 파세요” “울산 땅이나 걱정하세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공격받자 김 대표에게 제기된 울산 땅 투기 의혹으로 맞선 것이다.
보다못한 국민의힘 의원이 나섰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일어나 “야 정청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왜! 왜그래!”라고 맞받았다. 강 의원은 “혼자서 말이야. 본회의장이야 당신”이라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정청래에 주의주세요” “어떻게 주의 한번 안주느냐”고 항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런 분위기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동료 민주당 의원과 손을 잡고 흔들었다. 잘했다는 격려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정 최고위원 옆자리에 앉은 이재명 대표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너도나도 “거짓말 김기현” “아들 코인” 등 소리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연설을 진행하는 동안 장내는 항의와 반발로 소란스러웠다.
한편 김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날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비난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대표는 “사돈남말(사법리스크‧돈봉투 비리‧남탓 전문‧말로만 특권 포기)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 장황한 궤변이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실패가 곧 민주당 성공이라는 미신 같은 주문만 계속 외운다고 국민이 속을 줄 아나”라고 했다.
김 대표는 또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처리와 같은 정쟁에 빠져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긴 있었나”라며 “공천 때문에 특정 정치인 개인의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라.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