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탈당한 이성만 의원이 최근 민주당 여성 당원 행사 뒤풀이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졌다. 행사는 리조트에서 열렸고 이 의원은 참석자들과 술을 마시고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고 한다. 이 의원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돈 봉투 살포’ 스캔들로 이달 초 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는데 민주당원들이 모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 측은 “당이 공식적으로 초청한 행사 자리가 아니었고 지인이 불러서 간 뒤풀이 자리였다”며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른 것은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과 이성만 의원실에 따르면,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26~27일 양일 간 인천 강화 엘리야리조트에서 여성위원회 소속 당원 70여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유경희 시당 여성위원장과 김교흥 시당위원장, 박찬대·맹성규 의원, 조택상·남영희 지역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공식 행사는 오후 6시까지였고 이후 ‘비공식’ 뒤풀이가 진행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행사에 참석했던 지인에게서 연락을 받고 오후 8시쯤 이곳에 들러 민주당원들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성만 의원실 관계자는 “이 의원이 무소속이 되고 고립되면서 약간 기운도 빠져 있는 상태라서 초대한 것 같다”며 “부르지 않아도 가고 불러도 가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했다.

지난 26~27일 인천 강화 엘리야리조트에서 진행된 워크숍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여성 당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

이 의원실 관계자는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초대한 것은 아니고, 지인이 ‘잠깐 들렀다 가라’고 해서 김포에 있다가 강화로 가게 됐다”고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시당에서 이 의원을 공식적으로 초대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선당후사 하겠다며 탈당한 민주당 행사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니 스스로 ‘위장 탈당’을 인정한 셈”이라며 “지금 이 의원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게 들통나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황이다. 아무리 민주당에 ‘반성 DNA’가 없다고 해도 이 의원이 술판을 벌이고 노래를 부르며 호의호식할 때인가”라고 했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이성만 의원의 반복적인 무책임한 행태는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며 “국민적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진상 규명보다 꼬리 자르기에 급급하니 민주당에 특권과 반칙이 만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 송영길 당시 당 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100만원을, 지역본부장들에게 제공할 현금 1000만원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국민들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같은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과 함께 자진 탈당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현직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