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가 50%에 달하면서 30%대인 ‘정부를 도와줘야 한다’보다 크게 높았다. 하지만 전화 면접으로 실시한 주요 조사회사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비슷한 3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정부 견제론에 공감하는 비율에 비해 민주당 지지율이 20%포인트 가량 낮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크지만 야당인 민주당도 신뢰를 못 받고 있다”고 했다.
SBS·넥스트리서치 조사(4월 8~9일)에선 내년 총선에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가 49.9%,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36.9%였다. 한국갤럽 조사(4월 4~6일)도 ‘정부 견제론’(50%)이 ‘정부 지원론’(36%)을 크게 앞섰다. 그런데 정당 지지율은 넥스트리서치 조사의 경우 민주당 30.8%, 국민의힘 28.0%였다. 한국갤럽 조사도 민주당 33%, 국민의힘 32%로 두 조사 모두 여야(與野)가 비슷했다.
특히 총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20대와 30대에서 정부 견제론과 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54%와 25%, 64%와 31%로 차이가 두 배 이상에 달했다. 하동균 케이스탯리서치 상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수에 달하고 있어서 현 정부에 대한 견제와 지원 중 공감하는 것을 물어보면 견제가 더 높다”고 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 논란이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을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 유권자가 많아서 지지 정당을 물어보면 민주당 쪽에도 선뜻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당이 여당일 때 잘한 게 별로 없다는 인식 때문에 지지율이 30%대 초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에선 “결국 당이 더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정부·여당에 경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당도 지지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행보가 국민 눈높이에 모자라고 있어서 앞으로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많은 국민이 민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똘똘 뭉쳐서 단일 대오를 구축한다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 견제와 지원론이 총선 결과에 최종적으로 어떻게 반영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작년 대선 때에는 정권 교체론이 정권 유지론보다 계속 10~15%포인트 우세했지만 선거 결과는 0.7%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였다. 이를 감안하면 총선도 정부 견제론과 정부 지원론 등 선거 프레임 선호도가 표심(票心)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반면 2020년 총선에선 정부 견제론과 정부 지원론 가운데 선호도를 물은 결과와 여야의 최종 득표율이 비슷했다. 총선 직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이 49% 대 39%였는데 개표 결과 전체 지역구를 기준으로 여야 후보들의 득표율도 49.9% 대 41.5%였다. 장덕현 한국갤럽 연구위원은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표심도 보여주는 총선 프레임 선호도가 선거 예측에 참고할 만한 자료”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여야 모두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도 정권 심판 정서가 높다”며 “특정 정당에 충성도가 거의 없는 무당층은 앞으로 1년간 어느 정당이 과감하게 혁신할지를 지켜보면서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의 넥스트리서치 조사와 1000명 대상의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