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진 성금 모금 공지. /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이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시리아를 돕기 위한 성금을 중앙당후원회 계좌로 모으고 있어 지진 성금이 유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지진 성금과 당 후원금을 구분할 방법을 따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민주당 지진 성금 모금 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트위터에서 한 네티즌은 “지진 성금 모금계좌랑 민주당 후원금 계좌가 똑같다니. 심지어 성금 모금과 정치 후원금 구분을 어떻게 하겠다는 안내문구도 없음. 민주당 지지자들이 호구이긴 하지만 대놓고 이러냐”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이외에도 “민주당은 이제 대놓고 도둑질을 하기로 작정을 했군” “어디까지가 성금이고 어디까지가 정치후원금인지 구분이 되냐?” “민주당은 진짜 남의 불행을 보면 엔돌핀이 뿜뿜 나오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중앙당후원회 계좌로 지진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입금자명은 성명+생년월일로 표시해달라고 안내했다. 성금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공지를 보면 일반 당 후원금과 지진 성금을 어떻게 구분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중앙당후원회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대부분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정기결제 하신다. 그분들과는 구분이 된다”며 “모금기간 들어오는 돈은 모두 지진 성금으로 낼 계획”이라고 했다.

‘당 후원금으로 낸 돈도 있을 텐데 당이 마음대로 지진 성금으로 내도 되느냐’는 질문엔 “연초에는 원래 일반 후원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다”면서도 “지진 성금은 입금자명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도록 했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없는 분들에게는 전화를 해서 확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반 당 후원금도 입금자명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도록 안내했다.

중앙당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후원금 내신 분들 전체의 의사를 확인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똑같은 방식으로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거기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진 성금 모금 공지. 국민의힘은 모금 기간 중 모금된 돈은 모두 기부하겠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실제 국민의힘도 중앙당후원회 계좌를 통해 2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지진 성금을 모금하고 있었다. 대신 국민의힘은 ‘기간 중 모금된 후원금 전액은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복구 지원에 사용됩니다’라고 공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는 당원들만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과는 다르다”며 “우리도 민주당 모금 방식을 보며 저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