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6년지기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동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가 안 가도 이 대표가 이심전심으로 제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제가 이 대표를 배신할 일은 없다”고 했다.

(오른쪽부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성호 의원. 사진은 2019년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물 내 재난시 구조요청 비상전원 확보 의무화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정 의원은 11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요새 이 대표와 사건과 관련해 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해 본 적이 없다. 본인이 굉장히 유능한 변호사다. 잘 판단하고 있고, 제가 특별히 조언할 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만 늘 그냥 의연하게 해라, 당당하게 했으면 좋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얼마나 오랫동안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고난의 시절이 있지 않았었냐. 그런 걸 생각하면서 어쨌든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정의는 승리한다는 믿음을 갖고 잘 대처하라,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40여명의 당 지도부와 의원들, 당직자들이 동행한 모습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엔 “당연히 동료 의원으로서, 또 당 대표가 가혹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인간적으로 가보는 게 자연스러운 심정 아니겠냐. 그런 차원에서 갔다고 본다”고 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일부 언론에 이 대표 사건과 관련해 “당과 당 대표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손절설’이 나오자 “이 대표를 끝까지 옹호하고 응원할 사람은 정성호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뉴스1

이어 “어떻게 당과 당 대표가 분리되겠냐. 저는 당과 당 대표 문제가 아니라 수사와 민생의 문제를 이야기한 거다. 이건 수사 문제니까 당은 당 본연의 업무인 민생 현안과 민생 입법에 더 집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당대표는 수사할 문제니까 당대표가 의연하게 이 문제는 내가 알아서 잘 대처 하겠다,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게 좋겠다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전 연락을 나눴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통화는 안 한다. 바쁘시니까. 다만 제가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문자를 보낸다. 격려 문자도 보내고. 또 답변 오고”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정 의원이 “어떤 승리로 가는 시련의 과정이니까 의연하게 대처해라. 두려워하지 말고.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있으니까 믿고 또 역사를 믿고 정의를 믿고 의연하게 하라”고 문자를 보내자, 이 대표가 “네 형님”이라고 답을 보냈다고 한다. 정 의원은 1961년생, 이 대표는 1964년생으로 정 의원이 형이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만나 호형호제하며 36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