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판정 신체검사 자료사진. /뉴스1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도록 한 병역 브로커에서 출발한 ‘병역 비리’ 의혹이 스포츠·연예계 등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2019년 해당 병역 브로커에 대한 의심 신고가 이미 여러 차례 접수됐으나 민원 접수 기관들은 단순 계도 조치만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문재인 정권의 무능력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병역과 관련해서는 티끌 같은 비리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최근 스포츠 선수, 연예인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 브로커와 짜고 ‘병역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이 병역 브로커는 국방부, 병무청, 국가보훈처 등 유관기관과 협업도 했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기강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게다가 문재인 정권 시절 국방부, 경찰청 등은 브로커에 대한 제보를 수차례 접수하고도 ‘계도조치’로 종결했다고 한다”며 “평화 타령이나 하면서 북한에 한없이 저자세로 임했고, 병역비리를 방조해 성실히 군 복무를 하는 청년들, 그리고 자식을 군에 보내고 노심초사하는 부모님들을 기만한 지난 문재인 정권의 무능력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수사 선상에 오른 의뢰인들 수만 해도 각계각층의 70여 명이다. 검찰은 이들뿐만 아니라 병역 업무를 소관하면서도 병역비리에 일조한 일종의 병역비리 카르텔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성실히 군복무를 이행한 우리 청년들의 피땀이 헛되지 않도록, 국방의 의무에 어떤 비리도 개입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공정의 기준을 세워나가겠다”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은혜)는 직업 군인 출신 브로커 구모(40대)씨를 지난달 21일 구속기소했다. 구씨는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국민일보는 4일 2019년 초 병무청과 국방부, 경찰 등에 구씨에 관한 비리 의심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으나 단순 계도 조치만 내려졌고, 이후 구씨는 본격적으로 병역 면탈 상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검찰이 파악한 병역 기피 의심자들은 프로스포츠 선수와 영화·드라마 등에 출연한 20대 배우를 포함해 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병역 비리 가담자”라며 범행을 시인한 프로배구 OK금융그룹 구단 소속 선수 조재성(27)은 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