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 중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집값 급등으로 종부세 대상이 크게 늘면서, 종부세가 부자가 아닌 사실상 중산층 세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공개한 ‘서울 구별 주택분 종부세 현황’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자 총 58만4029명 중 강남권 4구 거주자는 28만4774명으로 전체의 48.8%를 차지했다. 나머지 21개 구 비강남권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29만9255명(51.2%)으로 더 많았다. 비강남권 종부세 과세 대상자 수가 강남권을 추월한 것은 2005년 종부세가 첫 도입된 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문재인 정권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해 종부세 과세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5개 구는 강동구(5.2배), 노원구(5배), 금천구(4.7배), 도봉구(4.5배), 성동구(4.4배) 등의 순이었다. 강동구가 신도시 개발 등으로 크게 늘기는 했지만, 비강남권이 전체적인 증가 폭이 훨씬 높았다. 같은 기간 부과된 세금 총액을 비교했을 때도 강남권은 6.6배가 늘었지만, 비강남권은 9.4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 따졌을 때 부과 세액이 늘어난 상위 5개 구는 금천구(27.2배), 구로구(17.9배), 노원구(16.9배), 중랑구(16.6배), 강북구(15.4배) 등의 순이었다. 이는 올 초까지 집값이 강북 등 비강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해, 이들 지역에서 새롭게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성걸 의원은 “고액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형평 제고라는 당초 종부세 도입 취지와는 무관한, 평범한 일반 국민들께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종부세가 부자 세금이 아닌 중산층 세금, 서울·수도권 세금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의 징벌적 종부세를 하루 빨리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폐지, 기본공제액 상향 등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은 ‘부자 감세 반대’라는 기조 아래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