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4일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김진태 강원지사를 공개 비판했다. 여당 지도부가 같은 당 도지사를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김 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이 시장 불안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사태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반응을 내놨다는 점에서 ‘뒷북’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강원도의 보증 채무 미이행 선언으로 채권시장에 큰 혼란이 야기됐다”고 했다. 그는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벌인 전임 최문순 지사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강원도가 채무 이행을 할 수 있음에도 (김 지사의) 미이행 발표로 불신을 키운 점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23일 페이스북에서 “레고랜드만 부도내고 강원도는 무사한 방법은 애당초 없다”고 했다.
전임 최문순 지사는 강원도 산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고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강원도가 어음 지급 보증을 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최 전 지사는 2014년 지급 보증액을 기존 210억원에서 2050억원으로 10배 가까이로 늘렸는데, 도의회 동의를 받지 않아 이듬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레고랜드 사태에 최 전 지사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어음 만기가 다가오자 보증 이행을 사실상 거부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하는 채권마저 떼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자 채권시장이 얼어붙었고, 정부는 23일 50조원 이상을 푸는 대책을 발표했다.
김진태 지사는 이날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자금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원도는 처음부터 보증 채무를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보증 채무를 내년 1월까지 갚겠다”고 했다. 그러나 금융가에선 ‘레고랜드 사태’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 금융시장 불안 요소 중 터질 게 터졌다는 반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