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대선 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체포되는 데 결정적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1일 본지 등 일부 언론을 만나 “(김 부원장과 관련된) 진술을 바꾼 적 없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 체포 이후 야당 등에선 검찰이 유씨가 김 부원장 관련 진술을 하도록 설득을 했다는 이른바 ‘회유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나는) 최소한 뭐에 회유되지는 않는다”고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또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며 “앞으로는 법정에 나가서 내가 아는 사실 그대로 다 이야기하려 한다”고도 했다.

유씨는 작년 10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지난 20일 1년 만에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났다. 그 직전에 김용 부원장이 체포되자, 야당 등에서는 “유씨가 검찰에 회유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이날 이런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가 “(유씨는) 측근 아니다” “부정한 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쳤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그건 그분의 입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1일 특검을 요구하는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서는 취재진을 만나 “재판 중에 잠시 기사를 봤다. 굉장히 재미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리?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구치소 가서 1년을 다 명상하면서 있어보니까 깨달은 게 참 많아졌더라.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이날 본지 등 기자들을 만나 “그냥 다 밝히고 잘못된 것 있으면 (벌을) 받는 게 맞지 않느냐”면서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솔직하게 검찰이나 법정 등에서 진술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좀 미련해서 숨길까 생각했는데 그건 오히려 더 다른 속임을 만드는 것 같다”면서 “그냥 법을 믿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자들과 만나 “회견 내용 전체가 재미있었다”라고 했다.

작년 10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그는 지난 20일 약 1년 만에 구속 기한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고, 21일 대장동 사건 재판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했다. 다음은 재판 후 유씨를 경기 안양시 인근에서 만나 나눈 문답 내용이다.

-어떻게 갑자기 최근 심경 변화가 있었던 건가.

“심경 변화 같은 그런 게 아니다. 진실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가치 없는 거에 너무 제가 몰두한 것 같다.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그만큼 벌을 받고 남이 (지은 죄가) 저 정도라면 그건 내가 가져갈 수 없는 거다. 정치나 이런 거 관련해서 이제 절대 연관 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개인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김용 부원장 의혹 관련) 돈이 움직인 과정에 본인 이름도 나온다.

“죄송하게도 그렇게 됐다. 죄송하게도. 그래서 그런 짓을 안 하려고 한다.”

-그때는 왜 그러셨나.

“의리?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제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저기 구치소 가서 1년을 다 명상하면서 있어 보니까 깨달은 게 참 많아졌더라. 내가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당신 신변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자살당한다’ 이런 말도 나오고 별 말 다 한다. 인명재천 아니겠나. 그런 거 염려하지 않는다. 제가 벌 받을 일이 있으면 벌 받을 거고 그런 거 이제 가리지 않고 진실만 딱 이야기할 생각을 갖고 나왔다. 다시는 이제 이린 일이...이제 다 끝나면 조용히 살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당신 진술을) 부인하는 분들도 있다.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나? (사람들이) 그걸 바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거는 정리가 될 것 같다. 지금 벌써 이게 몇 년째냐. 여야 혹은 그런 어떤 정치 바람, 이런 것에 전혀 이제 연관치 않는다.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되고... 그냥 법을 믿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는 회유 안 당할 사람이다. 협박 이런 거 안 통한다. 전혀 그럴 마음도 없다.”

-(검찰에) 다 말하고 온 건가?

“앞으로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정치 싸움에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