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공직자(1급 이상) 27명 가운데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주택(분양권·상가·사무실 등 포함)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가 7명(25.9%)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3일 공개한 신규 고위공직자 재산 등록과 지난달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종합한 것이다.
이날 재산 등록 현황에서는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총 39억5307만원), 복두규 인사기획관(17억4136만원),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68억1434만원),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73억2228만원) 등 4명이 다주택자였다. 장 기획관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106.25㎡) 1채, 용산구 대지(30.40㎡)와 건물, 마포구 사무실(133.71㎡), 용산구 오피스텔 분양권을 신고했다. 복 기획관은 서울 광진구(59.87㎡)와 경기 하남(84.43㎡)에 아파트 2채를 들고 있었다. 강 비서관은 강남구 압구정동(129.92㎡)과 서초구 방배동(162.8㎡)에 아파트 2채, 대전 동구 상가 2채(21.95㎡, 159.54㎡)를 신고했다. 지난달 공개에선 이진복 정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윤재순 총무비서관 등 3명이 다주택자였다. 현 정부가 공직 임용 시 다주택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일부 참모가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과도하게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전·현직 공직자 801명의 재산 순위는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229억2772만원)이 가장 많았고 김동조 국정메시지비서관(124억1730만원)이 2위였다. 전임 정부에서 주중 대사로 임명됐다 퇴임한 장하성 전 대사는 111억4413만원을 신고해 3위에 올랐다.
박성근 실장의 경우 재산 229억여 원에서 주식이 약 10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희건설 187만여 주, 유성티엔에스 126만여 주, 삼성전자 6000주, 네이버 100주, SK이노베이션 692주 등 상장 주식으로만 약 80억원을 신고했다. 박 실장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다. 부동산은 강남 아파트 1채, 여의도 오피스텔 1채, 경기 평택 상가 1채, 서울 동대문구 대지 등 약 73억원이었다. 예금으로는 59억여 원이 있었다.
김동조 비서관도 124억여 원 가운데 주식(116억6200여 만원) 비중이 가장 컸다. 그는 주식회사 김동조 200주, 한국 스틸인터내셔널 6600주, 한국제강 7400주, 한국 홀딩스 3만2400주 등 비상장 주식으로만 약 113억4400만원을 신고했다. 김 비서관은 비상장 주식 보유와 관련,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다”며 “한국제강은 가족 기업”이라고 했다.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도 전체 재산 약 33억원 가운데 절반인 15억여 원이 주식이었다. 그는 본인과 배우자·장녀 명의로 쿠팡만 8만7536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비서관은 과거 쿠팡 근무 당시 스톡옵션으로 쿠팡 주식을 받았고 일부는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강남구에 사무실(59.56㎡)과 함께 서초구와 관악구에 오피스텔 각각 2채 등 총 4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왔다. 그는 “노후 대비용으로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사업자 등록도 마쳤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초구 아파트 1채, 예금 2억6000여 만원 등 18억6700여 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서초구 아파트 1채, 예금 7억2900만원, 주식 2억3400여 만원 등 28억849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공무원 출신 대통령 참모들은 1주택인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