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경찰들과 "파이팅"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 경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순경 출신 경찰관이 승진 등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찰은 낡은 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조직 관리 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 신임 경찰 졸업식에서 “경찰의 권한은 양적·질적으로 크게 확대됐고 이제는 그 책임에 걸맞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춰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신설한 행정안전부 경찰국을 통해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찰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경찰 제도를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민생 치안을 주로 담당했던 경찰이 전(前)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거쳐 모든 분야에 대한 수사권까지 행사하게 되는 등 권한이 막강해진 만큼 법에 따른 통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행안부 경찰국은 행안부 장관을 보좌해 경찰 관련 정책과 경찰 간부 임용 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등의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경찰 일부에서는 행안부 경찰국 설치에 “정권의 경찰 길들이기”라고 반발하며 ‘전국 서장 회의’를 여는 등 반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경찰의 중립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국 설치는 과거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경찰을 통제하던 관행을 폐기하고 법률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민주적으로 경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으로 과거보다 투명하고 법 정신에 맞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순경 출신 경찰관이 승진과 보직 배치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찰학교 졸업생은 일부 경장 특채를 제외하면 대부분 순경으로 임용된다. 그런데 순경 출신들은 졸업하면 경위로 임용되는 경찰대 출신과 비교해 고위직 승진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행안부 업무 보고 때 “순경 입직자가 전체 경찰의 96.3%인데 순경 출신 경무관은 2.3%에 불과하다”며 인사 불공정 해소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복수직급제 추진을 언급했다. 복수직급제가 경찰에 도입되면 순경 출신 등의 고위직 진급 문이 넓어질 수 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경찰대 개혁’과 맞물려 경찰대 출신에 유리한 인사 시스템을 손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찰 기본급을 교정공무원이나 철도경찰 등 공안직 수준으로 높이는 등 “경찰 처우 개선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졸업식 후 2030세대 경찰관들과 간담회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도 법을 위반한 사람을 소추하는 일을 오랜 세월 해왔는데 일선 경찰관들이 얼마나 힘들고 난감한 상황에 자주 처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경찰관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경찰이 과학 기반 위에 더 전문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경찰청과 행안부에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졸업식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과 별도로 경찰학교 졸업생과 간담회를 하고 여러 의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