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완전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관련 그동안 북한 반발로 국제사회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CVID’란 표현을 윤 대통령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구테헤스 총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가진 오찬에서 “이런 목표는 아주 근본적으로 우리가 지역의 안보와 평화, 안정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CVID는 조지 부시 정부부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초기까지 북한 비핵화 관련 미국 정부의 목표로 제시됐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거부감을 표하자 한때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란 표현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전술핵 개발에 매진하고 핵실험을 시사하는 등 도발 기조를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올해 4월 CVID 관련 “정책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구테헤스 총장은 “유엔은 항상 한국 국민, 한국 정부와 연대하고 함께할 것”이라며 “한국은 유엔 활동에 있어서 하나의 모범적인 국가고 유엔 활동을 항상 전적으로 지지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개최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은 평화 구축 활동과 관련해 분명히 지도적 위치에 있다”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서의 한국 입지가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총장님이 최선을 다하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전세계가 직면한 많은 어려운 문제의 해결 방향에 대해 구테헤스 총장의 경륜에 기초한 의견을 많이 듣고 싶다”고 했다. 구테헤스 총장의 방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