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면서 ‘도어 스테핑(door stepping·약식 기자회견)’을 재개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13일 만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대통령실 1층 로비에 들어섰다. 취재진을 향해 “여러분들 오랜만이죠”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포토라인 앞에 섰다. 첫 휴가 복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 뜻을 잘 받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약 2분 동안 3개의 질문을 받아 대답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에 대해 “격앙된 듯한 어조와 큰 몸짓을 보였던 과거에 비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도어 스테핑과 관련해서도 여러 인사들의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안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국정 운영이라는 것이 우리 언론과 함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여러분께서 많이 도와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 기자가 불쑥 “대통령님, 파이팅”이라고 외치자 웃으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하는 사람’이라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 없이 집무실로 향했다.

대통령실은 도어 스테핑에 다양한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날도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대치하는 듯한 문답 모습을 바꾸기 위해 윤 대통령 정면뿐 아니라 뒤편과 측면에도 방송 카메라를 두게 했다. 또 ‘참모와 장관이 더 돋보여야 한다’는 윤 대통령 기조에 따라 도어 스테핑 빈도를 줄이는 방안도 내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어 스테핑은 윤 대통령 취임 후 34번째로, 사흘에 한 번꼴로 기자들 앞에서 약식 회견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