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를 발견한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4일 열린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이 교수를 국립묘지 안장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별세한 이 교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사회공헌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전염성 질환으로 알려진 유행성출혈열의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하는 업적을 세웠다. 이는 한국인이 발견한 최초의 병원 미생물로, 이 업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현재 의학·생물학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이 교수는 1989년 유행성출혈열 진단법과 1990년 예방 백신(한타박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치사율 7%인 이 병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예방하는 길을 열었다. 한타박스는 한국 신약 개발 1호로, 한 과학자가 병원체의 발견 및 진단법을 찾아내고 예방 백신까지 만든 것 역시 세계 최초 사례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02년 이 교수에게 과학기술훈장 창조장(1등급) 훈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