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7일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의혹을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당 윤리위원회 출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드디어 세 달여만에 윤리위에서 소명의 기회를 갖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소 어두운 표정의 이 대표는 “윤리위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에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무엇을 해온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JTBC는 이날 이 대표에게 과거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장모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윗선이 있다’고 언급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에 목이 상해서 스테로이드를 먹어 가며, 몸이 부어서 ‘왜 살이 쪘느냐’고 놀림까지 받아가며 선거를 뛰었던 그 기간에도 누군가는 선거 이기는 것 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개월동안 그렇게 기다렸던 소명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겁고 허탈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간중간 감정에 북받친 듯 목이 멘 목소리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평소 빠르게 말하는 화법을 구사한 것과 달리, 이날은 신중하게 발언하려는 듯 다소 느리게 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왜 3월 9일날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6월 1일에 (지방선거) 승리하고 난 뒤에도 바로 공격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당했다”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대목에서는 눈가가 촉촉해지고,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그는 “뒤에서는 한없이 까내리며, 다음날은 웃으면서 악수하려 달려드는 사람과 마주치며 ‘오늘 아침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하며 일어났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갈등을 빚은 배현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제가 지금 가서 준비한 소명을 다 할 수 있을지, 그걸 할 마음이나 들지, 혹시나 가서 감정이 북받쳐오르지 않을까 모르겠다”고도 했다.
윤리위는 이 대표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져 물은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