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 앞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행사에서 한 지지자가 자신을 ‘구세주’라고 표현하자 “쓸데없이 과도한 표현을 하게 되면 공격의 빌미가 된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주말에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 등 지지자를 만났다. 6·1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론과 8월 당대표 선거 출마 문제 등에 대해선 “묵언수행 중”이라며 답변을 피하면서도 지지자들과 공개 일정을 하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이 의원은 18일 지지자들과 지역구에 있는 인천 계양산을 올랐다. 이 의원은 산에 오르기 전에 지지자들과 만나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되는데 그런 것들은 오히려 적개심을 강화할 뿐”이라고 했다. 최근 개딸들의 ‘훌리건’식 행태에 대한 민주당 내 비판이 이어지자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이 의원은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한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하는 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나”며 “우리 개딸, 양아들이 잘하시는 건 포지티브한 표현 아닌가”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문제”라며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가 큰 원칙”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당원 의사’를 강조한 것은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룰과 관련한 비명계 주장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비명계에서 이 의원 지지층이 당원으로 많이 유입된 것을 겨냥해 “(당대표 선거 룰에서) 권리당원 비율을 줄이는 대신 국민 비율을 높이자”고 하는 데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이 의원 움직임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 압박이 강해지자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공개 활동을 시작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만 해도 기자들이 대선, 지방선거 패배와 당대표 출마 문제를 묻자 “묵언수행 중”이라고 했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백현동 수사 등에 대해 “이재명 압박용”이라며 반발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백현동 압수수색이 별 성과 없이 끝났지만, 대장동을 탈탈 털다가 나오지 않으니까 이제는 백현동으로 넘어갔다고 본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박상혁 의원 소환 등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