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가운데,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민주당은 이제 이재명밖에 팔지 않는 식당이 돼버렸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사실 이미 ‘이재명 아빠’와 이재명(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개혁의 딸들인 ‘개딸’들에 의해서 단일 메뉴 팬덤 정당이 돼 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 이재명 후보가 지금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다니고, 계양에 출마했다”며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당 쇄신안으로 ‘586 용퇴론’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아니겠나”라며 “그러니까 메아리가 전혀 없을 거다. 당연히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586은 이미 저무는 해다. 강성으로 국민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물러난다든지, 이런 극약 처방이 아니면 안 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박 위원장이 한 번만 봐 달라, 진짜 잘하겠다고 했지만 손발이 맞아야 이런 일도 하는 거다. 윤 위원장이나 김용민 의원이 ‘개인 의견’이라고 하니까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들도 황당한 상황”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 정말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박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며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읍소했다.

그는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며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 없다.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시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떨리는 목소리로 회견문을 읽으면서 수차례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잘못했다”며 10초간 허리를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했고, 윤 위원장도 “(쇄신안이) 당과 협의된 바 없다. (지도부와도) 논의된 적 없다.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