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與野)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달 10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43일 만이다.

정 후보자는 임명 직후부터 각종 의혹에 시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자녀 편입학, 병역 문제 등에서 ‘아빠 찬스’가 있었다며 정 후보를 국무위원 낙마 1순위로 낙인찍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부정(不正)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거취 문제에 신중론을 펴왔다. 정 후보자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많은 자리를 빌려, 저는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드린 바 있다”며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 주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여당에서도 국민 정서상 임명은 어렵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다수 의원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으냐,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거취 문제는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정 후보자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당연한 결과임에도 너무 늦었고, 또 당혹스럽다”며 “정 후보자는 사퇴하면서도 지금까지 수많은 의혹 제기에 대해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모습만을 보였다”고 했다. 오 대변인은 “정 후보자의 사퇴 문제를 지금까지 이끌고 온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