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조선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반(反) 페미니스트적 노선’을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진 전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에 전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윤 대통령 답변을 다룬 워싱턴포스트(WP) 기사를 공유하며 “이럴까봐 수없이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WP는 ‘윤석열 대통령은 성 불평등에 대한 압박성 질문에 불편함을 드러냈다(S. Korean president appears uneasy when pressed on gender inequality)’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선거운동 기간 중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이 내각과 한국 내 여성의 기회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압박 질문을 받자 멈칫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로부터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는 질문을 받자 미소 짓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WP 기자가 “지금의 내각에는 대부분 남자만 있다”며 “성평등을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예를 들어 지금 공직 사회에서 내각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 여성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WP는 “윤 대통령의 내각에는 장관급과 차관급 모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기자회견에서 나눈) 질의응답은 성평등을 크게 진전시키는 데 있어 윤 대통령과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임금, 정치 발전, 경제 참여 등 성평등이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WP는 “윤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 여성가족부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이는 일부 젊은 남성들, 특히 성평등에 반대하는 ‘안티 페미니스트’인 이들에게 구애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게 있는 건데 앞으로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이야 원래 무교양인 데다 제 정치 하느라고 안티 페미 마초 부대에 의존한 것인데 (윤 대통령이)그 뻘짓을 왜 따라 하는지”라고 했다. 이어 “그것이 대선에서 정략적으로도 현명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면 뒤늦게라도 노선을 수정할 생각을 해야지”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WP 기자의 질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을 두고 “국제 망신 당한 것”이라며 “구조적 차별이 없는데도 여성이 고위직에 올라오지 못했다면 결국 여성은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무능하다는 얘기, 이걸 말이라고 하나”라며 지난 21일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