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성 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이력에 이어 이번엔 시집에 썼던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뒤 출간한 시집에서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이 시에는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등의 표현이 나온다. 또 ‘초경, 월경, 폐경’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처녀를 ‘퇴색되지 않은 선홍빛 눈깔’ ‘핏기가 가시지 않은 태양’ 등에 빗대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시적인 표현을 감안하더라도 성추행을 ‘짓궂은 사내 아이의 자유’라거나, 전동차 내부를 ‘성추행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선 이를 문재인 정부 초기 탁현민 행정관의 ‘여성관 논란’과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탁 행정관은 2007년 펴낸 책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여성을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 ‘몸을 기억하게 만드는 여자’ ‘바나나를 먹는 여자’ 등으로 분류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비서관이 20년 전에 쓴 시는 전반적으로 지하철 세태에 대해 비판적인 언어로 쓴 것이지 성추행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탁 행정관 논란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윤 비서관은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성 비위에 연루돼 각각 인사 조치 및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냈다.